🌷오늘의 여행지 - 에어비앤비 소담스테이, 사가현의 보물상자, 베트남 기차 여행, 가고시마, 쿠알라룸푸르 님에게 드리는 트래비의 여행이야기 2023.1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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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트래비 레터 17호를 전해 드리는 에디터 SG입니다.
지하철 요금이 150원 올랐습니다. 출퇴근 교통비로 6,000원(월 20일 근무 기준)을 더 지출해야 합니다. 커피 한 잔 두고 멍하니 있을 기회가 한 번(많으면 2번) 날아갔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아주 사소한 폐단이죠.
여행 경비도 마찬가지입니다. 4년 전과 비교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항공권 가격이 가장 크게 뛰었습니다. LCC(저비용항공사)의 일본 특가마저도 20~30만원(2019년 10~15만원)대로 굳혀진 것 같습니다. 한껏 가벼웠던 여행은 이제 한 번 움찔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말이죠.
이런 마음을 알았을까요? 자꾸 ‘부업’ 관련 기사나 영상이 추천 콘텐츠로 뜹니다. 게다가 한 공유숙박 플랫폼 행사장에서 재밌는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호스트가 돼 만족도 높은 삶을 살고 있다는 솔깃한 이야기.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 '소담스테이’, ‘성북스테이’ 등을 운영 중인 안소연님(SY)을 트래비 레터로 모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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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공간이 상당히 깔끔하다. 어쩌다 공유숙박 호스트를 하게 됐나.
SY 아일랜드와 일본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유럽이 가까우니 거의 매주 여행을 다녔다. 그때마다 에어비앤비를 활용했다. 일본에서 생활할 때도 장기로 집을 비울 때면 그대로 에어비앤비에 방을 내놨다. 호스트를 하기 전부터 공유숙박과 에어비앤비 시스템에 익숙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부업으로 에어비앤비 호스트(마포구 공덕동 소담스테이 2019년 4월 오픈)를 시작했다. 혼자 관리해야 할 때라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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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익숙하기도 했겠지만, 왜 에어비앤비인가.
SY 에어비앤비의 평점 시스템(호스트<->게스트 쌍방 평가)이 마음에 들었다. 서로 평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해외에서 숙소를 사용할 때도 정말 깨끗하게 썼다. 퇴실할 때 처음 입실한 모습과 거의 흡사하게 치우고 갔다. 호스트와 게스트가 서로 존중할 수 있는 환경이 어느 정도 마련된 셈이다. 에어비앤비로 예약을 받으면 내 공간을 자신의 공간처럼 잘 활용할 사람들이 올 것 같았다. 지금도 소담스테이를 비롯한 모든 공간의 예약 채널은 에어비앤비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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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공덕동 골목에 자리한 '소담스테이'. 4명까지 머물 수 있는 독채 숙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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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마포구 아주 작은 골목에 있는 한옥, 생소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한옥의 장점은.
SY 한옥체험업으로 등록하면 내외국인의 예약을 모두 받을 수 있다. 호스트를 하기 전에는 에어비앤비를 통한 내국인 투숙은 불법으로 알았는데, 꼭 그런 건 아녔다. 다만, 한옥체험업 등록 기준과 절차가 다른 시설보다 까다롭다. 외형이 한옥이라고 다 되는 건 아니다. 기준에 부합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SG 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다. 한옥부터 찾아야겠다.
SY 코로나 때 이런 점이 알려지면서 서울 한옥 임대료가 상당히 올랐고, 매물도 많이 빠졌다고 들었다(웃음). 내국인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 코로나 때도 잘 버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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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공유숙박 시설을 운영 중인 '안소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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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코로나까지 겪었는데, 전업 호스트로 전향했다. 게다가 사업장 수도 늘렸다. 수입 등 여러 면에서 만족했기에 가능한 것 같다.
SY 2019년 초에 부업으로 시작했을 때도 수입은 나쁘지 않았다. 탄력을 받아 두 번째 매물을 구했는데, 바로 코로나가 터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둘 다 한옥이라 자가격리시설로 내국인의 이용도 많았다. 점차 에어비앤비에서 나오는 수입이 직장과 비슷해져 전업 호스트로 살게 됐다. 현재는 4개의 공유숙박(소담·서촌·성북스테이, 루민북촌)과 2개의 파티룸을 운영하고 있다. 만족도가 꽤 높아 주변 사람들에게 부업으로 추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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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혼자 운영하기엔 힘들겠다.
SY 3번째 공간을 오픈할 때 청소를 도와주는 헬퍼를 고용했고, 4번째 공간부터는 친오빠도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마지막 점검은 직접 하는 편이다. 에어비앤비의 장점이 호스트의 감성이 담긴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SG 오빠의 탈출을 직접 도왔다. 대단하다(웃음). 평소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
SY 2곳을 운영할 땐 청소도 직접 했다. 오전 11시에 서촌 투숙객이 퇴실하면 청소하고, 정오에 마포로 넘어와 소담을 정리했다. 오후 3~4시에 새로운 게스트의 체크인을 도와주면 하루가 끝났다. 오전 11시~오후 4시, 5시간 근무인 셈이다.
또 모든 공간이 독채라 관리가 수월했다. 기본적으로 2박 이상 예약을 받으니 매일 청소할 필요가 없고, 장기 투숙 예약이 들어오면 할 일이 대폭 줄어든다. 여행 갈 수 있는 타이밍이다. 지금은 돌아다니면서 시설 관리와 마지막 체크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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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코로나가 끝나서 외국인 관광객도 많아졌겠다. 달라진 게 있는지.
SY 코로나 전에는 게스트의 50%가 중국인이었다. 반면 최근에는 한류 영향인지 다양한 국가에서 방문하고 있다. 이전까지 한 번도 예약이 들어오지 않았던 국가의 게스트도 있다. 소담스테이는 공덕역(공항철도·5~6호선 등) 근처라 외국인 위주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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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SY 숙소에 비치된 방명록을 읽을 때 즐겁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게스트가 남긴 편지를 읽는 기분이다. 방명록에만 적는 말들이 있어 온라인 후기와 결이 다르다. 퇴실 때 선물(특히, 자국 기념품)을 두고 가는 이들도 있다. 대만 게스트가 ‘안전’이라는 단어가 적힌 키링을 남겼는데, 부척처럼 지금도 차에 달고 다닌다. 숱하게 여행을 다니고,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는데 이렇게 기념품을 두고 갈 생각을 하지 못해서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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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마냥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닐 텐데.
SY 멘붕이 올 때도 있다. 특히, 호텔 컨시어지처럼 요구 사항을 다 들어줬는데, 막상 평점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타격이 가장 크게 오는 케이스다. 이런 상황을 몇 번 겪다 보니 눈치도 생기고, 게스트를 보면 감이 온다.
낮은 평점을 방지하는 사소한 팁이 있다. 호스트도 2주 안에 게스트를 평가해야 한다. 이 평가를 하면 게스트에게 알람이 가니까 최대한 늦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게스트의 감정이 무뎌지는 걸 기다리는 효과가 있다. 물론 진짜 도움이 되는 쓴소리를 하는 분들도 있다. 당장은 아픈 말로 다가오지만 곱씹어보면 더 나은 공간을 만드는 거름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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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님. 에어비앤비 서울 지역 커뮤니티 리더로도 활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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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이왕 팁 이야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해보자면. 마지막으로 에어비앤비 자랑도 좋다.
SY 공유숙박 호스트를 처음 시작하는 분이라면 아예 감이 없을 수도 있다. ‘험하게 쓰지 않을까’, ‘물건 훔쳐가지 않을까’ 등의 걱정도 든다. 에어비앤비에서는 이러한 걱정을 덜어주는 제도가 있다. ‘에어커버’라고 숙소 물건이 파손되거나 훼손되면 호스트에게 보상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자기 공간을 빌려주는 것에 두려움 없이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다.
공유숙박이 어렵다면 파티룸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유숙박을 시작하려면 허가도 받아야 하는데, 파티룸은 사업자 등록만 하면 시작할 수 있다. 절차 면에서 덜 까다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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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현의 슬로건 ‘아소보사가(あそぼーさが)’는 ‘사가야 놀자’ 정도로 해석된다.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놀 것인가? 놀랍게도 꽤 다채롭다. 온천부터 산림욕, 바다, 신사, 도자기, 올레길, 각종 체험과 볼거리(열기구·차 염색·다도·게이코 공연 등), 맛있는 음식(요부코 오징어·이마리규 등), 사케까지 2박 3일로는 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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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의 기록 '베트남' 기차 여행
기차 여행, 그것도 베트남에서. 썩 내키지 않았다. KTX도 없다. 반드시 어디든 오래 걸릴뿐더러, 효용성과 가성비 등 어떻게 따져 봐도, 베트남에서는 자동차가 최고다. 그런데도 내가 베트남 다낭에 도착해 기차역으로 굳이 향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베트남의 기차였기 때문이다. 기차는 교통수단이며 동시에 그 자체로 여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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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트래비 레터는 여기까지
트래비는 님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여행에서 느낀 행복, 즐거움, 슬픔, 짜증 등 다양한 순간들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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