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여행지 - 프랑스 아비뇽 & 릴, 해남의 여름, 필리핀 바기오, 베트남 깜란 & 호짬, 전주의 맛 님에게 드리는 트래비의 여행이야기 2023.06.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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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트래비 레터 8호를 전해 드리는 에디터 SG입니다.
프랑스 프로방스(남부)와 릴(북부의 중심 도시)을 다녀왔습니다. 귀국한 지 48시간도 되지 않아 여행의 여운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요. 이왕 취해있는 김에 트래비 레터에서 가장 먼저 이번 여정을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파리를 필두로 한 프랑스 여행의 낭만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다른 지점에서 놀랐습니다. 고작 2시간 30분 이동했을 뿐인데 남부와 북부의 뚜렷한 차이를 봤기 때문이죠. 한 국가 안에서 이 정도의 문화적 차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꽤 흥미로웠고, 프랑스의 다른 도시들도 궁금해졌습니다.
여러분들도 자꾸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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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소개를 보면 반복되는 문구가 있다. 문화적 다양성, 다채로운 풍경 등 다양하다는 말을 부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 ‘다양함’을 증명하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프랑스 남부와 북부를 동시에 여행하기 전까지 내게 다양성을 대표하는 여행지는 이스라엘이었다. 텔아비브와 사해, 북부 하이파&아꼬 등이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이상의 경험을 했다. 아비뇽(프로방스)과 릴(북부)은 완전히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눈에 보이는 건축물 같은 풍경뿐 아니라 사람도, 음식도, 생활 모습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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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는 살아있다
아비뇽은 남프랑스의 관문 마르세유공항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다. 중세와 교황을 키워드로 하는 프로방스 대표 도시이자 문화유산이 풍부한 곳이다. 아비뇽 역사의 전환점은 교황청 이전 사건(아비뇽 유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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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베네제 다리에서 본 아비뇽과 황금 성모마리아. 아비뇽을 굽어살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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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왕 필립 4세(1285년~1314년)가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를 굴복시켰고, 그가 죽자 후임 교황을 프랑스인으로 임명하고 로마가 아닌 아비뇽에 거주하며 교황청 업무를 보게 했다. 교황의 권위는 예전만 못하게 됐지만, 여전한 권력을 보여주기 위해 아비뇽 교황청은 상당한 규모로 건축했다고.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큰 중세 고딕 양식의 교황청이라고 한다. 아비뇽 교황청에서 1309년부터 1377년까지 7명의 교황이 거주했고, 1791년 프랑스 혁명 전까지 바티칸과 같은 교황령 도시로 활약했다. 이탈리아 외 유일한 곳으로 바티칸 분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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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배경 덕에 아비뇽은 중세 기독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도시 전체가 영화의 세트장처럼 비현실적이다. 도시를 감싸고 있는 14세기 성벽과 성문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론강을 가로지르는 12세기 아치교 ‘생베네제(Saint Bénézet) 다리’, 교황청 안에 남아 있는 700년 전 프레스코화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문화유산뿐 아니라 일반 건물들도 중세 분위기를 풍긴다. 밝은 베이지색의 건물들이 선사하는 통일감은 어디를 걷더라도 중세시대와 맞닿아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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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교황청 내에 있는 700년 전 프레스코화. 대화재 속에서도 살아 남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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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변수. 아비뇽의 여름은 프로방스답게 무척 덥다. 또 유독 하루가 길다. 오후 2~4시에는 숙소에서 쉬거나 시원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유다. 심지어 프로방스에는 해가 두 번 뜬다는 말이 있다고. 아침에 한 번 뜨고, 시에스타(낮잠) 이후에 한 번 더. 사람들도 여유가 몸에 배어 있다.
6~8월에 여행한다면 정오 전까지 다니고, 4~5시 이후부터 두 번째 일정을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오후 9시가 지나서야 해가 떨어지나 아비뇽의 밤거리도 빠트리지 말자. 어슴푸레한 시간에 중세시대의 또 다른 매력이 깨어나고, 불빛이 비춘 건물들의 운치는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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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세시대를 벗어나 프랑스와 플랑드르(Flandre, 영어는 Flanders)가 교차하는 릴(Lille)로 향한다. 릴은 프랑스의 4번째 도시로 파리 샤를드골공항에서 TGV를 타고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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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샤를드골공항(CDG)에서 릴까지는 TGV INOUI를 이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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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에서 바로 가려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아비뇽-리옹(환승)-릴 유럽(Lille Europe)의 기차 루트는 4시간 10분~5시간, 아비뇽-마르세유공항-샤를드골공항-릴 유럽, 국내선 비행기와 기차를 조합하면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여행지를 옮기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정도의 이동 시간이다.
추가로 오랜만에 TGV를 타보니 샤를드골공항에서 시작해 릴-파리-리옹-(아비뇽)-마르세유 프랑스 4대 도시 기차 여행도 괜찮을 것 같다. 북부에서 남부까지 15박17일 정도.
소소 TIP - 마르세유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는 A열 창가 좌석을 추천한다. 비행 중 만나는 파리 전경이 꽤 인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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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La Vieille Bourse(구 증권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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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에 왔습니다만
민망하지만 릴을 목적지로 결정하게 된 첫 이유는 숙박비였다. 요즘 파리 호텔비는 천장을 뚫다 못해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 고작 3평짜리 객실도 위치가 좋다는 이유로 1박 27만원 수준. 반면 릴은 4~5성급 호텔이 25만원 내외였다. 그리고 벨기에와 인접한 곳이라 조금 색다른 프랑스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있었다. 가기 전부터 예쁜 곳이라 생각은 했는데, 실제로 마주하니 시각적 자극이 상당했다. 여기가 프랑스인지 벨기에인지 헷갈릴 정도로 두 국가의 문화가 제대로 융합했고, 아비뇽과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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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극장과 릴 플랑드르 기차역 사이의 거리. 파리와 꽤 닮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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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벨기에 브뤼셀(Bruxelles)의 모습도 겹쳐 보였다. 특히 릴 오페라극장부터 릴 플랑드르(Lille-Flandres) 기차역까지 이어지는 약 350m 거리는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앞의 직선거리를 떠오르게 했다. 또 릴의 그랑플라스는 브뤼셀의 것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멋진 광장이었다. 오히려 프랑스와 벨기에의 건축 양식이 혼재해 있어 더 독특하게 다가왔다. 구 증권거래소인 La Vieille Bourse는 화려한 장식을 곁들인 전형적인 플랑드르 건축물이고, 현재는 극장이고, 18세기 초에는 군대가 사용하던 Théâtre du Nord는 프랑스 스타일이다. 서로 다른 양식이 뒤섞여 릴만의 광장을 만든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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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프랑스인지 벨기에인지 헷갈릴 정도.
한 도시에서 두 나라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게 릴 여행의 장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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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특징에는 릴의 역사적 배경도 한몫한다. 릴은 1667년 루이 14세가 도시를 정복해 프랑스에 편입되기 전까지 부르고뉴, 플랑드르, 스페인 등이 차례로 통치했다. 그중에서도 플랑드르의 색은 여전히 릴 곳곳에 남아있고,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축뿐 아니라 음식과 같은 일상에서도 말이다. 이 때문에 중세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아비뇽과도 뚜렷하게 대비가 됐다. 프랑스 아래서 완전히 다른 여행을 즐긴 셈이다.
거리로 보면 두 도시는 약 900km 떨어져 있지만, 이동 시간은 고작 3시간 내외인데 완전히 다른 매력이다. 동시에 서부 해안에 있는 낭트와 라로셸, 남서부 보르도 등 가보지 않은 지역들의 도시들도 궁금해졌다. 문화적 다양성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눈으로 확인했으니 프랑스의 다른 얼굴들을 빨리 확인하고 싶을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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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플라스에서 본 La Vieille Bourse(오른쪽)와 Beffroi de la Chambre de Commerce de Lille(가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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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과 아비뇽은 음식에서도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아비뇽은 프로방스 식문화의 특징을 따른다. 버터보다는 올리브 오일을 주로 활용해 전체적으로 경쾌한 느낌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과일을 활용한 디저트, 생선 요리를 추천하며, 와인은 근교인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neuf du Pape)의 것을 꼭 마셔보기를. 교황의 와인으로 유명하니 기념품으로 구매(국내 반입 시 두 병까지 면세)해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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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의 성심당 'Pâtisserie Méert(1677년 개업)'.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를 활용한 이곳 Gaufre는 꼭 경험해야 할 디저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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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릴은 플랑드르 음식과 맥주를 경험하길 추천한다. 토속 음식점 느낌인 에스타미네(Estaminet)가 대표적인 공간이다. 이곳이 아니더라도 소고기 스튜이자 우리 갈비찜과 비슷한 La Carbonade Flamande, 빵과 햄 위에 치즈(주로 체다)를 듬뿍 부은 Le Welsh, 우유가 주재료인 마르왈 치즈(Maroilles Cheese)를 활용한 La Tarte au Maroilles 세 가지 음식은 릴에서 한 번은 맛봐야 한다. 짭짤하고 묵직한 음식들이라 향이 풍부한 트라피스트 에일(Trappiest Ale)이나 균형감이 좋은 블론드 에일(Blond Ale)이 좋은 짝꿍이 된다. 물론 새콤한 맛이 있는 람빅(Lambic)도 고려할 만하다. 디저트로는 와플 모양의 La Gaufre, 머랭 케이크인 Merveilleux가 필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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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날려 줄 해남의 청량함 총정리. 시원한 회오리 물길과 앙증맞은 모노레일, 울돌목을 날아다니는 케이블카, 수국 향기 가득한 수목원, 일몰이 근사한 바다 캠핑장 등 여름 해남의 낭만을 선사할 10곳의 여행지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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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19도, 선선하고 싱그러운 초록빛 ‘바기오’
섬 부자 필리핀에서 찾은 여름 수도 ‘바기오(Baguio)’. 해발 1,500m 고지대에 둥지를 튼 바기오는 산이 깊고 선선한 여행지다. 대통령의 여름 별장이 있을 정도라니 의심할 여지가 없다. 덥고 습한 필리핀 여행은 잠시 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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